코딩을 몰라도 만들 수 있다길래, 저도 해봤습니다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전공도 코딩과는 거리가 멀고, 프로그래밍 언어라고는 이름 정도만 들어봤어요. 그런 제가 요즘 클로드(Claude)라는 AI로 코드를 짜서 실제로 뭔가를 만들고 있습니다. 앱도 만들고, 판매용 템플릿도 만들었어요.
처음엔 저도 이게 될 거라고 생각 안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요즘은 코딩을 몰라도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듣게 됐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일단 시작해봤습니다. 그런데 진짜 되더라고요. 오늘은 그 시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바이브 코딩이 뭔가요
요즘 이걸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이라고 부릅니다. 거창한 개념은 아니에요. 쉽게 말하면, 코드를 직접 타이핑하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들고 싶은 걸 말로 설명하면 AI가 코드로 옮겨주는 방식입니다.
기존에는 뭔가를 만들려면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문법을 익히고, 오류를 하나하나 해결해야 했습니다. 진입 장벽이 높았죠. 그런데 지금은 “이런 걸 만들고 싶어”라고 설명하면 AI가 초안을 짜주고, 저는 그 결과를 보고 “여기는 이렇게 바꿔줘”라고 대화만 하면 됩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코드를 읽거나 쓸 줄 몰라도, 결과물을 보고 판단은 할 수 있다는 것. 색이 이상한지, 간격이 넓은지, 원하는 대로 나왔는지는 눈으로 보면 압니다. 그 판단만 있으면 나머지는 AI가 채워줍니다.
여러 사례를 보다 보니, 정말 코딩이나 언어를 전혀 몰라도 제작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하는 거 아냐?” 싶었지만, 그렇다면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컴퓨터가 어려운 사람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얘기를 굳이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컴퓨터나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일수록 “그건 잘하는 사람들 얘기”라고 지레 선을 긋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오히려 그런 분들에게 더 열려 있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바이브 코딩에서 필요한 건 기술 지식이 아니라 “내가 뭘 원하는지 설명하는 능력” 이거든요. 컴퓨터를 잘 다루느냐가 아니라, 만들고 싶은 게 머릿속에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물론 처음엔 낯선 화면도 나오고 용어도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럴 때조차 AI에게 “이게 무슨 뜻이야?”, “이 화면에서 뭘 해야 해?”라고 물어보면 됩니다.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계속 물어볼 수만 있으면, 기술 배경이 없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실제로 “이 버튼 눌러도 돼?” 수준의 질문을 수도 없이 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이걸로 돈도 벌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처음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AI가 이렇게 좋아졌다는데, 그래서 나는 이걸로 뭘 할 수 있지?
이것저것 알아보다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AI 덕분에 “만드는 것”은 쉬워졌는데, 정작 대부분은 자기가 이미 가진 것과 AI를 연결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럴듯한 걸 새로 만들려고만 하지, 원래 갖고 있던 능력을 AI로 키울 생각은 잘 안 하는 겁니다.
저에게 있던 건 약간의 디자인 감각, 그리고 예전에 취미로 만들어둔 운동 일지 템플릿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디자인은 할 줄 알지만 코딩은 못 했죠.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자인은 내가 하고 코딩은 AI에게 맡기면, 혼자서도 파는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이왕이면 이걸 수익으로 연결해보고 싶었어요. 바이브 코딩으로 뭔가를 만들 수 있다면, 그걸 팔아서 돈도 벌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클로드와 함께 이 고민을 구체적으로 풀어봤습니다.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팔지, 어디서부터 시작할지를요.
그 결과 두 갈래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하나는 앱을 코딩해서 만드는 것, 하나는 템플릿을 만들어 파는 것. 그리고 이 과정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블로그로 기록해두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비개발자가 AI로 뭔가를 만들어 팔아본 과정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참고가 될 것 같았거든요. 이 글이 그 기록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AI도 은근히 많이 막힙니다
“AI가 다 해준다”고 하면 마법처럼 척척 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만드는 내내 크고 작은 문제가 계속 나왔어요. 몇 개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폰트가 깨졌습니다. 한글 폰트를 넣었는데 PDF로 뽑으니 글자가 이상하게 나왔어요. 저는 왜 그런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냥 “글자가 이상하게 나와”라고 말했더니, 클로드가 원인을 찾아 폰트를 파일 안에 심는 방식으로 고쳐줬습니다.
크기가 미세하게 안 맞았습니다. A4로 만들었는데 실제로는 아주 살짝 크게 나오더라고요. 알고 보니 브라우저가 PDF를 만들 때 크기를 자기 나름대로 미세하게 반올림해버리는 문제였다고 합니다. 이런 건 제가 평생 몰랐을 거예요. 클로드는 원인을 찾아 정확한 크기로 잘라내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색이 안 먹었습니다. 달력에서 일요일은 빨강, 토요일은 파랑으로 하고 싶었는데 아무리 해도 안 바뀌었어요. 코드끼리 우선순위가 꼬인 문제였다는데, 저는 그저 “일요일 색이 안 바뀌어”라고만 했고 나머지는 클로드가 처리했습니다.
여기서 배운 게 있습니다. 막히는 건 실패가 아니라 그냥 과정이라는 것. 개발자도 매일 막힌다고 합니다. 차이는 막혔을 때 원인을 찾아 뚫느냐인데, 그 뚫는 일을 이제 AI가 대신해줍니다. 저는 “이게 안 돼”라고 말할 수만 있으면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 방식으로 지금 두 가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나는 맥북에서 Xcode를 이용해 만들어보고 있는 앱이고, 하나는 앞서 말한 운동 일지 템플릿입니다. 앱은 아직 만드는 중이고, 템플릿은 얼마 전에 실제로 온라인 마켓에 올렸습니다.
몇 달 전의 저에게 “곧 코드로 뭔가를 만들어 팔 거야”라고 했다면 안 믿었을 겁니다. 그런데 정말 되더군요. 여전히 어설프고 매일 막히지만, 어제는 못 하던 걸 오늘은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혹시 저처럼 코딩은 못 하지만 뭔가 만들어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한 가지만 전하고 싶습니다. 코드를 배우려 하지 마세요. 만들고 싶은 걸 AI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저도 그렇게 시작했고, 지금 이렇게 뭔가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다음 편은 이 운동 일지를 실제로 만들어 판매하기까지의 기록입니다. 혼자 쓰려고 대충 만들어뒀던 걸 판매용으로 다듬는 과정에서 겪은, 생각보다 파란만장한 이야기입니다.